3.1절 '일장기남(男)' 이 목사... ‘일장기’ 들고 소녀상 철거 집회 참석

정치·사회 > 2023-03-08 23:54:00

시민단체 '보수우익단체의 위협에 노출된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하라'

【세종파라미 박은주 기자】 

7일 오후 세종호수공원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법 폐지 국민행동'이 집회를 열고 소녀상의 철거를 촉구했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는 정의기억연대와 여성가족부가 위안부 이력의 불쌍한 노인들을 앞세워 국민을 속이고 세계를 속인 국제사기극이다”라고 말했다.


소녀상을 두고 "조각가의 그릇된 역사 인식과 일본에 대한 적개심이 투영된 거짓과 증오의 상징물이자 위안부 사기극의 선전도구일 뿐"이라고 주장하며 "세종시장과 소녀상 건립 주체는 더는 위안부 사기극에 놀아나지 말고 시민의 증오심을 유발하는 소녀상을 즉각 철거하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3·1절날 자신의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걸어 논란에 중심에 섰던 세종시 한 교회 목사 이 모 씨도 등장해 일장기를 흔들었다. 


이 목사는 연단에 올라 자신이 지난 삼일절에 세종시 한솔동 자기 아파트에 일장기를 내건 "일장기남(男)"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대스타가 될 줄 몰랐다"며 일본어를 섞어가며 연설을 이어갔다. 


그는 "외삼촌이 대일제시대에 경성제국대를 졸업해 경찰 생활까지 했다"며 "붕어빵과 샤인머스켓 등 일본에서 안 나온 것이 적을 정도"라며 함께 나아가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인터넷에서 충격적인 기사를 보고 있다. 무릎 꿇고 사죄를 하면 용서하겠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잘못한 걸 못 찾겠다"라며 "일장기를 게양한 게 무슨 잘못이고, 불법이기에 무릎을 꿇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항변했다.


잠시 일본어로 연설을 이어가던 그는 다시 한국어로 "국민 정서라는 것이 이 나라 헌법의 사법 우선 원칙을 무시하는 형법 위에 있는 것인지 형사소송법 위에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변호인을 통해 더 철저히 응징할 것이고, 저에게 행해진 모든 불법행위를 저지하는 처벌까지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부터 이 외롭고 외로운 투쟁을 시작하려 한다. 단 하나 불법이라도 있다면 그것을 응징할 것이고 결코 포기하지 아니할 것"이라며 연설을 마쳤다.


앞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집회도 있었다.


 

세종민중행동, 민주노총세종지부, 세종통일을만드는사람들, 세종여성회, 세종YMCA, 전교조세종지부 등 23개 세종지역 시민사회단체는 7일 오전 11시 호수공원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 목소리로 '윤석열 정부의 매국외교 중단'과 '굴욕적 강제징용 배상안 폐기', '세종 평화의 소녀상 보호조치 촉구'를 외쳤다. 


시민단체는 "3월 1일 세종호수공원의 소녀상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글귀를 새긴 망토와 모자가 찢어지고, 일제에 저항해 대한독립을 외친 3·1절에 일장기를 버젓이 내건 세종시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린다"며 "선열들이 피로 쟁취하고자 했던 조국의 자주독립 염원이 헛되지 않도록 진정한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향해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종시는 그릇된 역사 왜곡과 보수우익단체의 위협에 노출된 평화의 소녀상을 보호하라"며 CCTV 설치 등 실질적 보호 조치를 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세종시의원들도 시의회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의 진정한 사과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위해 만든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촉구하는 집회에 아연실색했다"며 "친일 세력의 만행에 굳건히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 silver51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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